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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 비대증은 매우 흔한 질환이고 [진행성 질환]으로 알려져 있으며 일부에서는 치료가 필요 없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약물치료로 시작해서 적절한 시기에 내시경적 수술이 필요할 시기가 올 수 있다. 최근에는 다양한 약제들이 개발되어 약물치료 만으로도 계속 유지할 수 있지만, 최소 침습적 치료 등 수술적 치료 역시 큰 발전을 이루었기 때문에 환자에게 적절한 수술의 시기와 적응증을 잘 잡아주는 것이 비뇨의학과 의사의 중요한 역할이다.

전립선 비대증은 [초기 증상] 이 뚜렷하지가 않아서 처음부터 소변이 잘 안 나와서 내원하는 경우는 드물고, 배뇨 증상을 자각하게 되어 찾아오는 경우도 있겠지만 요즘은 건강검진에서 초음파 등으로 전립선 크기가 크다고 들었거나, 40대 후반 혹은 50대 이후에서 언론 홍보 등을 통해 유병율이 거의 절반 이상 된다고 들었거나, 아니면 주변 지인 친구 모임 자리에서 전립선 비대증 치료를 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도 혹시 전립선 비대증이 있지 않을까 해서 오는 경우도 꽤 많다. 하지만 오히려 전립선비대증이 아직 생기기 이전 연령대인 20-30 대 남성이 만성 전립선염이나 기능성 배뇨장애 혹은 잘못된 배뇨 습관으로 오는 증상을 본인이 전립선 비대증이라고 오인하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과 설명이 중요하다.

전립선비대증의 증상은 크게 방광출구 폐색 증상(voiding symptoms)과 방광 자극 증상(storage symptoms)으로 나눌 수 있고 각각을 타겟으로 한 치료약제들이 개발되어 있다. 출구 폐색 증상은 일차적으로 출구 저항을 낮추는 알파차단제(alpha-blocker)가 가장 많이 사용되며, 5ARI 역시 전립선의 크기를 줄이는 효과를 노리고 사용하게 된다. 전립선의 교감신경계는 alpha-1 receptor에 의해 매개되며, alpha-1 수용체는 3가지 아형(1A, 1B, 1D)이 존재한다. 알파차단제는 Terazosin, Doxazosin, Alfuzosin, Tamsulosin 등이 있으며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한 하부요로증상이 있는 경우 4 가지 모두 비슷한 임상 효과(IPSS 감소, 요속 증가)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한 4가지 약제 모두 적정 용량에서 이상 반응에 유의미한 차이는 없어 내약성에 차별은 없는 것으로 생각된다. 5-알파환원효소억제제(5-ARI)는 전립선상피세포에 작용해 전립선의 크기를 감소시킨다. 전립선 용적에 대한 감소효과는 투약 후 시간이 필요하므로 6개월 이상 복용하여야 한다. Finasteride는 2형 5-AR을 억제하고 dutasteride는 1형과 2형 5-AR를 모두 억제하므로 혈중 DHT (dihydrotestosterone)의 수치도 낮춘다. 하지만 두 약제 모두 전립선이 커져 있는 전립선비대증 환자에서 비슷한 임상 효과(IPSS 감소, 요속 증가)가 있다. 두 약제 모두 이상반응으로 발기부전, 성욕 저하, 사정 장애가 보고되지만 두 약제 간의 차이는 없는 것으로 생각된다.

빈뇨, 급박뇨 등 방광 자극 증상 역시 전립선 비대증과 흔히 동반되며 과거에는 항콜린제 사용이 방광수축력을 약화 시킬 우려 때문에 잘 사용하지 않았으나, 최근 많은 연구에서 알파차단제와 항콜린제를 병용해서 사용해도 요폐 등만 조심하면 배뇨 증상 개선에 효과적이라는 보고가 있다. 또한 최근에는 방광 수축력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은 beta-3 agonist인 mirabegron이 있어 요폐가 우려되는 환자에게 보다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방광출구폐색이 발생한 환자는 50~70%에서 과민성방광 증상을 동반하며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한 방광출구폐색을 해소해도 약 40%에서는 과민성방광 증상이 남아있다. 따라서 알파차단제와 항콜린제 둘 중 한가지 만으로 만족스러운 효과를 얻기 어려우므로 병합 요법을 시도해 볼 수 있다. 앞서 언급한대로 알파차단제와 항콜린제 병합요법에서 항콜린제에 의한 요폐가 가장 염려스러웠으나, 실제 요폐 발생은 5% 미만으로, 치료 전 의미 있는 잔뇨량이 있는 경우, 전립선이 매우 커 그 자체로 요폐의 위험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비교적 안전하고 효과적인 조합이다.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한 하부요로증상이 있는 환자에서 약물요법은 수술 보다 우수하지는 않지만 침습적이지 않고 낮은 합병증으로 초기 치료로 선택할 수 있는 중요한 치료법이다. 약물치료의 또 하나의 장점은 약물로 인한 부작용이 있으면 약을 중단하면 괜찮아지는 가역적 치료법이라는 점인데, 필자는 이점이 환자와 의사에게 가장 매력적인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흔히 사용되는 알파차단제는 기립성 저혈압, 코막힘, 피로감 등이 있으며 이중 기립성 저혈압은 심폐기능과 근력이 떨어져 있는 고령 환자에서는 이차적으로 낙상, 골절 등 상당히 심각한 부작용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5ARI 제제는 일부에서 성기능 장애를 호소할 수 있고 알파차단제 역시 역행성 사정을 유발할 수 있으나, 약물로 인한 부작용은 약을 중단하면 대부분 저절로 회복되므로, 수술로 인한 부작용들이 대부분 비가역적이라는 점과 비교하여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전립선이 커져 하부요로증상이 있는 전립선비대증 환자에서 알파교감신경차단제와 5ARI 병합요법은 증상 개선과 전립선비대증 진행 예방에 효과가 있다. 과민성 방광 증상이 있는 전립선비대증 환자에서 알파교감신경차단제와 항콜린제의 병합요법은 잔뇨가 유의하게 있거나 전립선이 커져 있는 경우를 제외하여 사용한다면 효과적인 약물요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수술의 적응증은 교과서나 가이드라인에서 언급된 대로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은 경우] 이고 이외에도 지속적인 요폐, 혈뇨, 요로감염 등이다. 또한 약물에 의한 부작용 등으로 약물치료를 계속 할 수 없는 경우도 실제 임상에서 수술을 고려하는 흔한 적응증이다. (2018년 개정된 AUA 가이드라인에서 무증상 방광게실이 동반된 전립선비대증은 수술 적응증에서 제외되었다.)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때는 단순히 교과서적인 적응증에 해당하는 지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수술 전후 환자가 얻게 되는 이득과 수술 후 감수해야 할 부작용 등에 대해 사전에 충분히 상의가 있어야 한다. 전립선 비대증 수술은 최근 최소 침습적 내시경 수술이 발달되어 있어 과거에 비해 통증이 적고 입원기간이 줄어들었으며 약물치료에 비해 월등히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전립선비대증 수술의 가장 중요한 3가지는 충분한 양의 선종 (adenoma)을 제거하여 방광 출구 폐색을 해소하고 증상을 개선시키는 것이다. 최근 사용되고 있는 레이저는 증상의 호전, 요속의 증가, 전립선크기의 감소에 유의한 효과를 보일 뿐 아니라 기존의 경요도전립선절제술이 가지고 있는 수술의 위험성을 많이 줄여 주고 있다. 수술이 안전하고 편해졌다고 하더라도 전립선비대증 환자에서 수술의 결정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 하부요로증상의 정도, 수술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 수술 방법의 안정성과 합병증, 비용 등을 고려하여야 하며, 이에 대해 환자나 보호자와 충분히 상의한 후 결정하여야 한다

전립선 비대증 수술 후 오게 되는 가장 대표적인 장기 부작용은 잘 알려진 대로 [역행성 사정] 인데, 수술방법에 따라 적게는 30-40%, 많게는 80-90% 로 보고하고 있다. 전립선 비대증 수술 후 올 수 있는 일시적인 합병증들 (출혈, 감염, 통증, 방광경부협착) 등은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호전되거나 2차적인 치료로 해결할 수 있는 경우가 많지만, 역행성 사정의 경우 [비가역적] 인 증상이므로 수술 전 환자와 상의해야 할 내용 중 큰 비중을 두어야 한다. 현재 나와있는 최소침습 치료법들 중 사정 기능을 보존할 수 있는 방법은 전립선결찰술 (UROLIFT) 과 방광경부절개술 (TUIP) 이며 이 2가지 외에 보고된 몇가지 방법들, 방광경부를 보존하는 방법 혹은 정구 (verumontanum) 주변의 사정관 (ejaculatory duct) 들을 보존하는 방법들이 소개되어 있다. 그러나 아직은 시도하는 단계로 보는 것이 맞고, 환자에게 수술 후 사정 기능을 UROLIFT 처럼 100% 가까이 [guarantee] 할 수는 없다는 점이 딜레마이다. 예를 들자면 수술 전 환자에게 동의서를 받을 때 “사정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도록 노력은 하겠으나 그래도 수술 후 역행성 사정이 올 가능성이 40%-50% 입니다”라고 수술 전에 충분히 설명하고 환자가 동의서에 서명했다고 하더라도, 수술 후 환자가 치료 효과에 만족하지 못하고 이에 대해 불평을 하는 정도를 넘어 분쟁의 소지를 남길 수 있다. 필자의 경험 상, 전립선비대증 수술 후 발생한 역행성 사정에 대해, 대부분의 환자들은 수술 후 배뇨 증상 개선 효과에 만족하고 발기능에 문제 없다면 크게 문제 삼지 않지만, 수술 후 배뇨 증상 개선이 되지 않고 오히려 자극 증상(storage symptoms)이 악화되는 경우 심리적으로 발기능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이런 경우 의사가 곤경에 빠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동의서에 서명했다 하더라도 쉽게 납득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심지어 법적 분쟁으로 확대되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비가역적 변화에 대해 충분히 설명해야 하고, 수술 전 환자의 의견을 묵살하고 치료를 강요하지 않는 것이 의사를 보호하는 길이다.

최근 국소 전립선암에 대해 로봇을 이용한 근치적 전립선 적출술이 표준치료법으로 자리잡고 있고 또한 발기에 관여하는 신경을 보존함으로서 수술 후 환자의 성기능을 최대한 유지하려고 하는 추세인데, 전립선 비대증의 경우는 전립선암처럼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이 아니므로 전립선 비대증 수술 후 발기능 변화 역시 민감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발기에 관여하는 신경은 전립선 피막의 외측으로 주행하므로 내시경으로 전립선 선종을 제거하는 전립선 비대증 수술로 인해 직접적인 기계적 손상이 오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하지만 전립선 비대증으로 수술을 받게 되는 연령대가 대부분 60 - 70 대 이므로 자연적으로 발기력이 저하되는 시기이다. 문헌에 따르면 전립선 비대증으로 인한 하부 요로 증상이 심했던 환자들의 경우 수술로 배뇨증상이 호전되었을 때 오히려 발기력 자체는 호전되었다는 보고도 있으며, 전립선암 근치적 수술후 PDE5 억제제 매일 요법을 사용하듯 전립선 비대증 수술후에도 역시 PDE5 억제제 등의 약물치료를 사용할 수 있다. 실제 진료실에서 성공적인 수술 후 성기능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치료는 환자의 만족도가 높다고 느껴진다.

환자가 고령일수록 동반된 내과 질환이 많아 복용하고 있는 약제가 많고 이로 인한”polypharmacy”가 또 하나의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전립선비대증이 있는 남성만 하더라도 중등도 이상인 경우 알파차단제 및 5ARI 를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하는데 이에 더해서 과민성 방광이나 야간 다뇨까지 있는 경우 비뇨의학과 질환으로 복용하는 약제만 4-5 종류가 될 수 있다. 전립선비대증 수술과 마취에 대한 이환률이 상당히 낮아졌으므로, 고령환자에서 다약제복용(polypharmacy) 문제를 해결한다는 측면에서도 전립선비대증의 수술적 치료는 그 적응증만 잘 선택한다면 아주 훌륭한 치료가 될 수 있다.

전립선비대증은 아직 한창 때인 비뇨의학과의사들이 몸소 경험하기에는 어려운 질환이다. 그러나 실제 환자들이 느끼는 불편함과 그로 인한 삶의 질 저하는 상상 이상으로 크다. 전립선비대증은 쉽게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생각과는 다르게 상당히 어렵고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 앞으로 전립선비대증의 환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환자 개개인의 치료 욕구는 높아질 것이다. 개인의 증상과 진행 가능성 등의 특징을 고려한 새로운 맞춤형 치료의 개발은 계속되고 있다. 불필요한 치료를 배제하고 부작용을 최소화 하려는 비뇨의학과의사의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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