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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IN

  • 1. 서론

  • 2. 본론

  •   2.1. NGS와 마이크로바이옴

  •   2.2. 재발성방광염과 마이크로바이옴

  • 3. 결론

1. 서론

최근 급속히 발달하고 있는 차세대 염기서열분석(Next Generation Sequencing, NGS)에 힘입어 특정 미생물 군집 내에 존재하는 유전자들의 전체 염기서열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로 인해 요로감염이 없는 건강한 사람의 소변에도 세균이 존재함을 알게 되면서 이제까지 “소변은 무균상태이다“라는 정설이 무너지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방광염이 의심되는 환자가 내원하면 일반소변검사와 소변배양검사를 시행하고 항생제를 처방하게 된다. 대부분의 경우 항생제 치료에 잘 반응하여 소변배양검사가 나올 때쯤엔 치료가 종결되기도 한다. 하지만 소변배양검사에서 세균이 검출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특히 재발성방광염의 경우에서 증상은 지속되지만 세균이 검출되지 않으면 항생제를 여러번 바꾸는 것으로 접근하게 된다. 이런 경우 NGS 기술로 소변내의 세균을 잘 분석하면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는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과 NGS에 대한 간단한 정리와 요로감염에서 마이크로바이옴의 역할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2. 본론

2.1. NGS와 마이크로바이옴

1990년대에 시작된 인간게놈프로젝트(Human Genome Project, HGP)가 2003년에 완료되면서 인간의 모든 유전자의 염기서열이 밝혀지게 되었다. 이때 사용된 DNA 분석방법은 생어 염기서열분석(Sanger sequencing)으로 대량의 DNA를 분석하기에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요구되었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기존의 방법과 달리 하나의 유전체를 무수히 많은 조각으로 분해하여 각 조각을 동시에 읽어낸 뒤, 전산기술을 이용하여 조합함으로써 방대한 유전체 정보를 빠르게 해독하는 방법을 차세대 염기서열분석(Next-Generation Sequencing, NGS)이라 한다 [1]. 이러한 NGS 기술은 지속적으로 발전하여 임상에서 질병의 진단과 치료를 위해 이용되고 있다.

몇해전 할리우드 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암예방을 위해 유방절제술을 받았다는 뉴스가 있었다. 유방암과 난소암의 가족력이 있고, 유전자검사에서 ‘브라카1(BRCA1)’ 이라는 유전자에 변이가 있음이 확인되어 그녀의 유방암 발병확률이 87%라는 진단을 받게 되었으며, 그녀는 예방적인 차원에서의 유방절제술을 선택하였고 유방암 발병확률을 5%로 줄였다는 것이다.

국내의 경우, NGS 기반 유전자 패널검사가 2017년도부터 제한적 선별급여로 시행되고 있어 100만원 이내로 검사받을 수 있다. 현재 NGS 기반 유전자 패널검사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인증을 받은 의료기관에서만 시행할 수 있으며, 검사대상은 위암, 폐암, 대장암, 유방암, 난소암, 백혈병 등 암질환과 유전성질환이다.

인간게놈프로젝트 이후 NGS 기술의 발전과 분석비용의 절감으로 인체 내에 공존하는 미생물과 그 유전자의 정보에 대한 연구들이 많아졌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인체에 서식하는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를 합친 말로 우리 몸에 존재하는 미생물들과 그 유전정보 전체를 말한다. 미국국립보건원(NIH)은 인체 마이크로바이옴을 특성화하고 인간의 건강 및 질병에서의 역할을 분석하고자 2007년도에 인체 마이크로바이옴 프로젝트(Human Microbiome Project, HMP)를 시작하였다.

인체 내에 존재하는 미생물은 주로 세균(bacteria)이지만 바이러스(virus), 곰팡이(fungi), 원생동물(protozoa)까지 다양하게 존재하며 그 분포에 있어 소화기관이 95%로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호흡기, 구강, 피부, 생식기 등 모든 신체 부위에 다양한 종류와 구성으로 존재한다. 많은 신체부위에 존재하는 미생물들은 숙주의 생리와 건강을 보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비교적 균형을 이루며 안정적인 군집을 유지하지만 음식물 섭취, 생활방식, 위생상태, 약물복용, 스트레스 등 외부적 요인에 따라 변화하며 위와 같은 외부적 요인들에 의한 인체 마이크로바이옴의 불균형(dysbiosis)은 다양한 질병의 위험성을 높이게 된다.

우리는 최근 각종 언론매체나 홈쇼핑, 광고 등을 통해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 프리바이오틱스(prebiotics), 신바이오틱스(synbiotics), 포스트바이오틱스(postbiotics) 등의 용어를 자주 접하고 있으며, 현재 많은 분들이 이 중 한가지를 복용하고 있을 것이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프로바이오틱스는 인체에 도움을 주는 유익균을 말하며, 프리바이오틱스는 프로바이오틱스의 성장과 활성에 도움을 주는 먹이라 할 수 있고, 프로바이오틱스와 프리바이오틱스를 합쳐서 신바이오틱스라고 하며, 포스트바이오틱스는 프로바이오틱스가 만들어서 우리 몸에 작용하는 대사물질이라고 보면 된다. 이러한 제품에 함유되어 있는 유익한 미생물은 락토바실러스균(Lactobacillus), 비피더스균(Bifidobacterium), 엔테로코커스균(Enterococcus)이 대표적이다. 얼마전 TV에서 한 연예인의 장내 미생물 분석을 통해 살찌는 이유가 뚱보균(Firmicutes)이 많고 날씬균(Bacteroidetes)이 적기 때문이라는 진단을 하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렇듯 요즘 우리는 이 어려운 미생물이름들을 쉽게 접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검사에 NGS 기술이 이용되고 있는 것이며 미생물과 그 유전자를 마이크로바이옴이라 이해하면 된다.

현재 마이크로바이옴의 활용은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및 헬스케어 분야 등에 걸쳐서 광범위하게 응용되고 있으며, 프로바이오틱스와 연관된 건강기능식품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건강기능식품들은 대부분이 장내세균에 관련하여 연구 개발되고 있으며, 현재 시판되고 있는 마이크로바이옴 관련 식품들이 자칫 만병통치약으로 잘못 이해할 수도 있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 최근 발표된 연구결과에 의하면 프로바이오틱스가 나타내는 효과는 사람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으며 어떤 경우에는 오히려 부정적인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고 하였다 [2].

미국국립보건원의 인체 마이크로바이옴 프로젝트는 처음엔 인체의 5부위(위장관, 코, 입, 피부 및 질)에서 진행되었으며 요로계는 포함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전통적으로 소변은 무균상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건강한 사람의 소변에서도 마이크로바이옴이 존재하고 비뇨기계 질환에서 변화된다는 증거들이 보고되면서 요로 마이크로바이옴의 역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3].

소변배양검사는 여전히 ​​우수한 진단 정확도를 가진 표준검사로 여겨지고 있다 [4]. 그러나 일반적인 배양기술은 Corynebacterium이나 Ureaplasma와 같이 천천히 자라거나, 혐기성인 병원체는 잘 검출하지 못한다. 최근의 NGS 기술을 이용한 16S rRNA sequencing과 향상된 정량적 소변배양검사(enhanced quantitative urine culture; EQUC)와 같은 새로운 기술의 발전으로 모든 개인의 풍부하고 다양한 요로 마이크로바이옴의 존재를 발견할 수 있게 되었다. EQUC는 다양한 배지, 혐기성 상태, 다양한 온도 등의 조건으로 표준 소변배양검사보다 많은 요로 미생물을 확인할 수 있다. EQUC는 일반 소변배양에서 자라지 않은 샘플의 80% 정도에서 세균을 검출할 수 있으며, NGS 검사로 배양에 의존하지 않고 미생물을 연구할 수 있게 되었다 [5,6,7,8].

현재까지 요로계에는 50개 이상의 속(genus)과 100개 이상의 종(species)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나 그 구성과 분포에 대해서는 아직 정립되지 않았으며, 비뇨생식기계의 건강과 질병에서의 역할 또한 완전히 이해되지 않은 상태이다 [9,10,11].

2.2. 재발성방광염과 마이크로바이옴

요로감염은 가장 흔한 감염 중 하나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발병률이 증가하여 여성에서는 50%가 평생동안 한번은 경험하게 되고, 이들 중 1/4정도는 6-12개월 이내에 재발된다고 한다 [12]. 재발성방광염은 일반적으로 6개월 이내에 2번 이상, 1년 이내에 3번 이상 발생하는 경우로 정의되며, 재발성방광염의 대부분은 새로운 세균에 의한 재감염(reinfection)이며, 요로 내에 존재한 세균에 의한 동일한 감염의 재발인 지속세균뇨(bacterial persistence)는 드물다. 재감염은 세균뇨가 완전히 소실된 후 새로운 균주에 의한 감염을 말하며, 지속세균뇨는 치료 후 요배양검사에서 무균뇨로 전환된 뒤 단기간 내에 같은 균에 의해 감염이 재발되는 경우를 말한다. 재발성방광염은 증상으로 인한 불편감과 함께 장기간 치료를 요함에 따라 의료비용을 증가시키게 되며, 잦은 방광의 감염은 방광자체의 해부학적 및 기능적 변화를 일으키고, 이로 인하여 상부요로의 변화와 콩팥에 상행성 감염을 초래하여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요로감염의 치료는 일반적으로 항생제치료에 의존하여 감염균을 제거하는 것이다. 그러나 요로감염의 진단은 광범위하고 모호한 면이 있어 항생제의 남용을 부추기는 측면도 존재한다. 그로인해 항생제의 내성이 늘고, 알러지 등 약물부작용으로 인해 삶의 질은 매우 저하되며 감염기간이 오래 지속되는 재발성방광염의 경우엔 더욱 문제가 된다 [13]. 무증상 세균뇨를 가진 699명의 젊은 여성을 대상으로 항생제치료를 받은 군과 치료를 받지 않은 군으로 나누어 12개월 추적관찰한 연구에서 항생제치료를 받은 군에서 오히려 요로감염의 재발율이 높게 나타나는 결과를 보였다 [14]. 항생제로 인해 요로감염을 억제할 수 있는 유익균까지 영향을 받아 결과적으로는 오히려 요로감염의 재발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요로감염은 장내 미생물 그리고 여성의 경우 질내 미생물과도 연관성이 있어 장내 미생물과 질내 미생물의 불균형(dysbiosis)를 개선하여 요로감염을 치료하고 예방하고자 하는 연구들이 보고되고 있다. Paalanne 등은 요로감염이 있는 소아환자는 건강한 대조군과 장내 미생물의 차이를 보였는데 가장 두드러진 것은 Enterobacter가 보다 풍부하였으며, 이는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이 요로감염발생과 관련이 있음을 의미한다고 주장하였다 [15].

건강한 폐경전의 여성의 질에는 젖산을 생성하는 젖산균(lactobacilli)이 군집화되어 있어 다른 세균을 억제하여 감염을 예방하고 균형적인 질 마이크로바이옴을 유지시킨다 [16].

Koradia 등은 크랜베리 추출물에 두 가지 유산균(Lactobacillus acidophilus, Lactobacillus plantarum)을 포함하는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의 경구 투여로 폐경기 전 여성에서 재발성 요로감염을 효과적으로 줄였다고 보고하였다 [17]. 그리고 최근에 재발이 많은 세균성 질염을 치료하고자 개발한 Lactin-V (Lactobacillus crispatus CTV-05)의 효능에 대한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대조 임상시험결과가 보고되었는데, 12주 후 30%의 재발율을 보여 위약을 받은 여성의 45%와 비교하여 효과가 있는 결과를 보여 질내 프로바이오틱스를 활성화하여 항생제치료를 줄이고자 하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18].

3. 결론

요로계는 무균환경이 아니며, 뚜렷하고 복잡한 요로 마이크로바이옴이 존재한다는 사실로 이제까지 미생물학적 병인이 없는 것으로 여겨졌던 비뇨기 질환들을 새로운 시선으로 보게 되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현재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및 헬스케어 분야 등에 걸쳐서 광범위하게 응용되고 있으며 대부분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에 관련하여 연구 개발되고 있다.

요로 마이크로바이옴 또한 비뇨생식기의 건강에 미치는 역할에 대한 지식이 증가하고 있으며, 요로감염과 재발성방광염 치료의 패러다임은 단순히 항생제로 병원균을 죽이는 개념에서 이제는 유익한 미생물의 역할을 도와주고 요로계의 건강한 미생물환경을 회복시키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요로 마이크로바이옴 영역에서 NSG 검사는 비용적인 면과 검사결과의 해석에 있어서 임상적으로 보편화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 하지만 요로감염과 요로 마이크로바이옴의 관계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과 경향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으며, 보다 많은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된다면 재발성방광염을 포함한 요로감염에서도 NGS 검사는 진단, 치료, 예방 등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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