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article

MAIN

  • 1. 서론

  • 2. 본론

  •   2.1. 국소마취제의 역사, 분류 및 작용 기전

  •   2.2. 주요 국소마취제의 임상적 특징 비교

  •   2.3. 리포좀 부피바카인(liposomal bupivacaine)의 특징과 FDA 승인

  •   2.4. 국소마취제 효과를 증강시키는 첨가제(additives)

  •   2.5. 국소마취제 전신독성 (LAST: Local Anesthetic Systemic Toxicity)

  •   2.6. 척추마취와 경막외마취에 사용되는 국소마취제 및 그 선택 이유

  • 3. 결론

1. 서론

국소마취제는 의식 소실 없이 특정 부위의 신경 전도를 차단해 수술 및 시술 중 통증을 억제하는 약물로, 현대 의학 통증 관리와 수술 및 처치의 혁신을 이끈 핵심 요소이다. 1884년 Koller가 처음으로 코카인(cocaine)을 안과 수술에 사용한 이래 국소마취 기술은 의학 전반과 치의학 분야에서 비약적으로 발전하였다 [1]. 국소마취제는 화학 구조에 따라 에스터(ester)와 아미드(amide) 계열로 구분되며, 다양한 제제가 개발되어 임상에 도입되었다. 약제마다 작용 시간, 효과, 독성 프로파일이 달라 임상 상황에 맞는 선택과 사용이 중요하다. 본 고에서는 국소마취제의 개발 역사와 분류, 약리학적 작용 기전을 살펴보고, 임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주요 국소마취제들의 특징과 적용 시 고려사항을 정리하였다. 또한 리포좀 부피바카인(liposomal bupivacaine)의 특성과 승인 현황, 국소마취 효과를 증강시키는 첨가제, 국소마취제 전신 독성(LAST, local anesthetic systemic toxicity)의 발생 양상과 치료를 정리하고, 척추마취(spinal anesthesia) 및 경막외 마취(epidural anesthesia)에 사용되는 약제와 그 장단점을 소개하고자 한다.

2. 본론

2.1. 국소마취제의 역사, 분류 및 작용 기전

19세기 중반 코카인이 분리·활용되면서 국소마취가 시작되었다. 1859년 Niemann이 코카인 성분을 분리하였고, 1884년 안과의사 Koller가 처음으로 코카인을 국소마취제로 임상 사용하였다 [1]. 같은 해 외과의사 Halsted는 구강에서 코카인으로 치아 발치의 무통화를 시연하였는데, 이는 치과 영역 국소마취의 효시로 기록된다. 그러나 코카인은 중추신경 자극과 심혈관계 부작용으로 인한 중독 문제가 심각해 의료진에 의한 남용과 환자 사망 사례까지 보고되었다 [2]. 이러한 코카인 독성으로 인해 더 안전한 합성 국소마취제의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1905년 화학자 Einhorn이 최초의 합성 에스터형 국소마취제인 프로카인(procaine, 상품명 Novocaine)을 합성하였다. 프로카인은 주사형 국소마취제로 개발되어 20세기 중반까지 수십 년간 가장 널리 사용되었으나, 마취 효과가 약하고 지속 시간이 짧은 한계가 있었다 [1]. 1943년 Löfgren은 최초의 아미드형 국소마취제인 리도카인(lidocaine)을 합성하였고, 이후 Gordh의 임상시험을 거쳐 1948년 미국에서 리도카인이 상용화되었다. 리도카인은 기존 약물들보다 마취 효과가 우수하며 안전성이 높아 “현대 국소마취제”의 시대를 열었고, 현재까지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국소마취제가 되었다 [1,3]. 이어서 1950~1960년대에 메피바카인(mepivacaine, 1957), 프릴로카인(prilocaine, 1960), 부피바카인(bupivacaine, 1963) 등의 아미드계 약물이 차례로 개발되어 임상에 도입되었다 [1]. 부피바카인은 작용 시간이 매우 길고 효과가 강해 많은 술식에 활용되었으나, 투여 용량이 증가할수록 중추신경계 및 심혈관계 독성이 문제가 되었다 [2]. 특히 1970년대까지 점차 축적된 부피바카인 관련 중증 부작용(심정지 등의 치료 저항성 심독성) 보고로 인해 일시적으로 사용이 제한되기도 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부피바카인의 입체이성질체를 이용한 보다 안전한 약제들이 연구되어, 1990년대 후반 로피바카인(ropivacaine)과 레보부피바카인(levobupivacaine)이 개발되었다. 로피바카인은 부피바카인과 유사한 효능을 보이면서도 S(–)형 순수 이성질체를 사용하여 신경 및 심장 독성을 감소시킨 약물로 1996년경 임상 도입되었고 [2], 레보부피바카인 역시 부피바카인의 S(–) 이성질체로 1999년경 승인되어 기존 부피바카인의 대체제로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한편 치과 분야 등에서 사용되는 아티카인(articaine)은 1969년 합성되어 1970년대에 실용화되었는데, 혈중 에스터레이스에 의해 빠르게 분해되는 에스터 작용기를 추가하여 작용 시간을 조절한 예이다 [1]. 이처럼 국소마취제는 코카인으로 시작된 이후 프로카인과 리도카인을 거쳐 다양한 약제가 개발되었으며, 21세기 들어서는 약물의 약효 지속 시간을 늘리고 독성을 줄이기 위한 제형 연구까지 이어지고 있다.

분류 및 화학 구조: 국소마취제는 화학적으로 방향족 고리와 아민기 사이의 결합 구조에 따라 에스터 계열과 아미드 계열로 구분된다 [4]. 에스터형(local anesthetics, ester) 국소마취제는 중간 사슬이 에스터 결합(-CO-O-)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대표적으로 프로카인, 클로로프로카인(2-chloroprocaine), 테트라카인(tetracaine), 벤조카인(benzocaine), 코카인 등이 속한다. 아미드형(amino-amide) 국소마취제는 중간 사슬에 아미드 결합(-CO-NH-)을 가지며, 리도카인, 부피바카인, 레보부피바카인, 로피바카인, 메피바카인, 프릴로카인 등이 이에 해당한다. 두 계열은 대사 경로나 안정성, 알레르기 발생률에서 차이를 보인다. 에스터형 국소마취제는 주로 혈장 pseudocholinesterase에 의해 가수분해되어 빠르게 불활성화되며, 대사 산물로 파라-아미노벤조산(PABA) 유사 구조를 형성하는데, 이 물질이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 [4]. 반면 아미드형 국소마취제는 간에서 대사되며, 상대적으로 대사 속도가 느려 혈중 반감기가 길지만(리도카인 등 약 90 분, 부피바카인계 약 3 시간), 약물이 안정적이어서 용액으로 보관 시 분해가 잘 일어나지 않고 알레르기 발생률도 매우 낮다 [4,5,6]. 실제로 에스터 계열 약물에 과민반응을 보인 환자라도 아미드 계열 약물에는 교차반응을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아 에스터형에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에서는 아미드형 국소마취제를 대안으로 선택한다 [4]. 다만 아미드형 제제의 일부 다회용 바이알에 방부제로 첨가되는 메틸파라벤(methylparaben)이 PABA와 구조가 유사하여 드물게 과민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작용 기전: 국소마취제는 세포막을 통한 이온 흐름을 차단하여 신경 흥분 전도를 억제한다. 구체적으로, 자극에 반응하여 개방되는 신경 세포막의 전압 의존성 Na+ 채널을 차단함으로써 탈분극과 활동전위의 전파를 일시적으로 중단시킨다 [3]. 약물 분자는 신경세포막을 투과한 후 이온화되어 Na+ 통로의 내측에 결합하는데, 이때 채널이 활성화되어 열린 상태이거나 불활성화 상태일 때 친화도가 높다. 결국 약물이 결합한 Na+ 채널은 불활성화 상태에 머무르면서 Na+ 유입을 막아 신경 흥분의 진행을 억제한다. 이러한 차단 효과는 가역적이므로 일정 시간이 지나 약물이 확산되고 나면 신경 기능은 회복된다. 국소마취제의 작용 발현 시간과 강도, 지속 시간은 약물의 이온화 정도(pKa에 영향), 지용성 및 단백 결합력, 그리고 국소 혈류에 따른 흡수 속도 등에 좌우된다 [3,6]. 일반적으로 조직 pH에서 이온화되지 않은 비이온형 분율이 높을수록 세포막 투과가 빨라 발현 속도가 빠르며, 지용성이 높고 조직 단백 결합력이 큰 약물일수록 작용 시간이 길고 효능이 강하다 [3]. 또한 대부분의 국소마취제는 혈관 확장 작용이 있어 주사 부위에서 혈류에 의해 제거되는 속도를 높이는 경향이 있는데, 예외적으로 코카인은 교감신경 흥분으로 혈관을 수축시키므로 작용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고 국소 지혈 효과도 있다 [1]. 국소마취제는 신경섬유의 굵기와 밀집도에 따라 차등 효과를 보여, 통증을 전달하는 가는 직경의 C섬유와 Aδ 섬유부터 차단하고 큰 운동 신경은 비교적 늦게 차단하는 차단 순서의 차이(differential block)가 나타난다. 이로 인해 국소마취 후 통증 및 온도 감각이 먼저 소실되고 촉각, 압각 순으로 소실되며, 마지막으로 운동 신경이 차단된다.

2.2. 주요 국소마취제의 임상적 특징 비교

임상에서 흔히 사용되는 대표적인 국소마취제로는 아미드계의 리도카인(lidocaine), 부피바카인(bupivacaine), 레보부피바카인(levobupivacaine), 로피바카인(ropivacaine)과 에스터계의 프로카인(procaine), 클로로프로카인(chloroprocaine), 테트라카인(tetracaine) 등이 있다. 또한 국소 도포용 혼합 마취제인 EMLA 크림(Eutectic Mixture of Local Anesthetics, 리도카인과 프릴로카인 혼합제)도 피부나 점막 표면 마취에 널리 활용된다. 아래에서는 이들 각 약제의 약리학적 특성, 임상 적용 시 고려 사항과 부작용 등을 비교한다. 주요 약물의 기본 특성은 [표 1]에 정리하였다 [1,5].

Table 1.

주요 국소마취제의 약리 특성 및 용량 비교

국소마취제 분류 작용 개시 시간 작용 지속 시간 최대 권장 용량 
(성인, 일반적 권장)
에피네프린 첨가 시 최대 용량 주요 특징 및 주의사항
Lidocaine Amide 2-5분 1-2시간 4.5 mg/kg (300 mg) 7 mg/kg (500 mg) 가장 흔히 사용, 빠른 효과 발현, 다양한 투여 경로 가능
Bupivacaine Amide 5-10분 2-4시간 2 mg/kg (150 mg) 2.5 mg/kg (175 mg) 지속시간 길고 강력한 차단 효과, 심독성 주의
Levobupivacaine Amide 5-10분 2-4시간 2 mg/kg (150 mg) 2.5-3 mg/kg 부피바카인과 유사하나 심독성 낮음
Ropivacaine Amide 5-15분 2-4시간 3 mg/kg (200 mg) 3.5 mg/kg 운동 차단이 덜하고 심독성 낮음, 분만진통에서 선호
Chloroprocaine Ester <5분 30-60분 11 mg/kg (800 mg) 14 mg/kg (1000 mg) 매우 빠른 효과, 짧은 지속시간, 
응급 산과적 수술에 유리
Procaine Ester 5-10분 30-60분 7 mg/kg (500 mg) 10 mg/kg (600 mg) 효과가 약하고 불완전, 
현재는 거의 쓰이지 않음
Tetracaine Ester 5-10분 1.5-3시간 1.5 mg/kg (100 mg) 2.5 mg/kg 강력한 효과와 긴 지속시간, 척추마취에 사용
EMLA cream Amide (혼합제제) 30-60분 1-2시간 피부면적 기준 해당 없음 국소 도포형 마취제, 소아에서 정맥삽입 전 피부 마취에 주로 사용

주: 표기된 작용 지속 시간은 중간 정도 농도로 신경 차단 시의 감각마취 유지 시간(에피네프린 첨가하지 않은 경우)이며 임상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리도카인(lidocaine): 아미드계 국소마취제로 중등도 작용 시간과 빠른 발현 속도를 보여 가장 폭넓게 사용된다. 침윤 마취, 신경 차단, 경막외 마취, 국소 도포 등 다용도로 활용되며 항부정맥제(IV 제제)로도 쓰인다. 보통 1–2% 농도로 사용 시 2–3분 내 작용이 나타나고 약 1–2시간 효과가 지속된다. 에피네프린 5μg/mL(1:200,000) 첨가 시 혈관 수축으로 흡수가 지연되어 작용 지속 시간이 2–3시간까지 늘어나고 투여 가능 총량도 증가한다 [1]. 최대 권장 용량은 성인에서 보통 4.5 mg/kg(일반형, 총량 약 300 mg)이며 에피네프린 함유 시 7 mg/kg(총량 최대 500 mg)까지 투여할 수 있다 [1]. 리도카인은 간 대사를 거쳐 혈중 반감기 약 90 분 정도로 비교적 짧아 반복 투여 시 축적 위험이 낮고, 대사산물이 활성 독성을 보이지 않아 안전성이 높다 [5]. 다만 정맥 주입 등을 통한 전신 투여 시에는 진정, 항부정맥, 항염 작용까지 나타날 정도로 전신 영향이 있을 수 있으므로 필요 용량만 최소한으로 사용한다. 부작용으로는 고용량 또는 혈중 농도 상승 시 초기에 어지럼, 입 주위 감각 이상, 이명, 금속 맛 등의 중추신경계 흥분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중독이 진행되면 경련과 중추신경 억제, 심하면 혼수 및 호흡 정지가 유발된다 [7]. 심혈관계 부작용은 비교적 적으나 극단적 고농도에서는 심근 수축력 저하나 서맥, 부정맥이 생길 수 있다. 신경독성 측면에서 리도카인은 척수 마취에 사용 시 주목할 현상이 있는데, 척추 마취용 고농도(5%) 리도카인을 단회 주입한 후 수 시간 내에 환자가 엉치 부위나 하지 통증을 호소하는 일과성 신경 증상(TNS, transient neurologic symptoms)이 비교적 높은 빈도로 보고된다 [8]. 특히 쇄석위(lithotomy) 등에서 척수마취한 경우 리도카인 사용 환자의 최대 30%까지 TNS가 발생했다는 보고도 있으며, 이러한 이유로 현재는 척추마취에서 리도카인 사용을 가급적 피하고 부득이 쓰는 경우 저농도 또는 다른 대안(예: 2-클로로프로카인 등)을 고려한다 [8]. 리도카인 척수마취와 관련하여 드물게는 영구적인 말총증후군(cauda equina syndrome) 사례도 1990년대에 보고되어 논란이 되었으나, 이는 소구경 척수 카테터로 고농도의 약액을 반복 투여하는 특수 상황에서 발생한 예외적 경우로 파악되었다 [9]. 전반적으로 리도카인은 적정 용량 하에 신경독성 위험이 낮으며 임상적으로 가장 안전한 국소마취제 중 하나로 평가된다.

부피바카인(bupivacaine): 아미드계 장시간형 국소마취제로 높은 지용성과 강한 Na+ 채널 결합력으로 효능이 매우 강하며 지속 시간도 길다 [5]. 주로 0.25–0.5% 농도로 신경 차단이나 경막외 마취에, 0.5% 용액으로 척추 마취에 널리 사용되며, 투여 후 5–10분 이내 서서히 마취가 발현되어 3–8시간까지 지속된다. 감각–운동 차단의 분리가 비교적 뚜렷하여 낮은 농도에서는 감각 차단 위주로 작용하고 운동 신경에 대한 영향은 적다. 최대 권장 용량은 보통 2 mg/kg (70 kg 성인 약 140–150 mg)이며, 에피네프린 사용 시 2.5 mg/kg(약 175 mg) 정도까지 투여하기도 하나, 심독성 위험 등을 고려하여 일반적으로 이 범위를 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1]. 부피바카인은 간에서 대사되며 반감기가 3시간 이상으로 비교적 길다. 심독성 위험이 있는 약물로 유명한데, 이는 부피바카인이 심근 Na+ 채널의 불활성 상태에 대한 친화도가 특히 높고 해리 속도도 느려 우발적으로 혈중 고농도로 투여될 경우 심실 부정맥이나 심정지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5]. 실제로 과거 부피바카인으로 인한 심정지 사례들이 보고되었으며, 일반적인 소생술로 회복이 어려운 난치성 부정맥을 보여 위험성이 강조되었다 [2]. 이러한 이유로 부피바카인의 정맥 차단(Bier block) 같은 고용량이 필요한 술식은 금기이며, 산과 마취에서도 고농도(0.75%) 부피바카인은 산모 심정지 사례 이후 사용이 제한되었다. 레보부피바카인(levobupivacaine)은 부피바카인의 S(–) 이성질체만을 분리한 약물로, 마취 효과는 동등하면서도 심장 독성이 덜해 부피바카인의 대체약으로 개발되었다 [6,10]. 레보부피바카인은 0.25–0.5% 농도로 부피바카인과 동일하게 사용되며, 독성 발현이 상대적으로 늦고 중증도도 낮은 장점이 있으나 최대 용량 등 투여 지침은 부피바카인과 거의 동일하다. 부피바카인 계열 약물의 부작용으로는 앞서 언급한 심혈관계 위험 외에, 과량 투여 시 다른 국소마취제들과 마찬가지로 초기 중추신경 흥분 증상과 이후 중추 억제가 나타날 수 있다. 신경독성 측면에서는 척추 마취용으로 부피바카인이 널리 사용되었으나 리도카인에 비해 TNS 발생이 유의하게 낮고 거의 보고되지 않는다 [8]. 또한 적정 농도에서 신경 조직에 대한 직접 독성도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피바카인은 높은 지용성 때문에 태반 통과율이 낮고, 산과 분야에서는 통증 완화를 위해 낮은 농도로 지속적 경막외 주입 시 산모와 태아에 모두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된다.

로피바카인(ropivacaine): 부피바카인과 구조가 유사한 아미드계 국소마취제로, 부피바카인보다 탄화수소 사슬의 길이가 짧고 순수 S(–) 이성질체로 제조되어 부작용 프로파일이 개선된 약물이다. 약효 지속 시간은 4–6시간으로 부피바카인에 필적하며, 0.2–0.75% 농도로 신경 차단 및 경막외 마취, 국소 침윤 등에 사용된다. 부피바카인과 비교하여 운동 신경 차단이 약간 덜하고 감각 차단이 선택적으로 나타나는 특성이 있어, 특히 산과 진통이나 수술 후 통증 조절을 위한 경막외 주입에서 선호된다 [10,11]. 로피바카인의 또 다른 장점은 혈중 유리 분율이 낮고 심근 Na+ 채널에 대한 해리 속도가 빠르 부작용 발생 시 중증도가 낮다는 점이다. 임상 연구에서 로피바카인으로 인한 중증 부정맥이나 심정지 보고는 극히 드물며, 이는 동량의 부피바카인에 비해 안전역이 넓음을 시사한다 [7,12]. 일반적인 최대 용량은 약 2–3 mg/kg(성인 150–200 mg) 정도로 권고되며, 로피바카인은 본래 혈관 확장 효과가 적어 에피네프린 첨가 시 지속 시간 연장 효과가 크지 않아 보통 에피네프린을 섞지 않고도 사용한다 [1]. 부작용으로는 다른 국소마취제들과 유사하게 고농도 시 중추신경계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나, 부피바카인 대비 상대적으로 더 많은 용량을 투여해도 경련 발생 빈도가 낮은 편으로 보고되었다. 심장독성의 위험이 낮지만 완전히 배제되는 것은 아니므로 다량 사용 시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로피바카인은 척수 마취에도 사용할 수 있으나 0.5% 등 높은 농도로 투여해도 부피바카인만큼의 운동 차단을 유발하지 않으므로 척추 마취보다는 주로 말초 신경 차단이나 경막외 마취에 더 많이 적용된다.

프로카인(procaine): 최초의 합성 국소마취제인 에스터계 단시간형 약물이다. 조직 침윤 마취나 신경 차단에 0.5–1%로 사용하면 작용 발현까지 약 5–10분이 걸리고, 효과 지속 시간은 1시간 이내로 짧다. 침윤 및 차단 마취를 위해 한때 널리 쓰였으나 효능이 다소 약하고 지속 시간이 짧아 현재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프로카인은 혈장에서 빠르게 분해되어 독성 위험은 낮지만, 대사산물이 PABA 유도체로 전환되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 사례가 있었다 [1]. 또한 마취 효과 소실 시 주사 부위의 통증이나 불편감(일부 환자에서는 저린 느낌) 을 호소하기도 해 임상적 선호도가 떨어진다. 최대 주입량은 약 7 mg/kg 정도로 제시되며, 보통 성인에서 500 mg 이하로 국한하여 사용한다.

클로로프로카인(2-chloroprocaine): 프로카인의 분자 구조를 변형한 에스터계 국소마취제로, 초단작용형 약물이다. 3%라는 비교적 높은 농도로 사용해도 혈중 콜린에스터레이스에 의해 수 분 내 분해되므로 작용 지속 시간이 30–60분으로 매우 짧다. 이러한 특성으로 분만 무통이나 단시간 소수술의 경막외 마취에 적합하며, 특히 응급 제왕절개 등의 상황에서 가장 빠르게 충분한 마취를 얻기 위해 3% 클로로프로카인 경막외 주입이 흔히 사용된다 [11]. 클로로프로카인은 작용 발현이 매우 빠르고(약 6–12분), 효과 지속 시간은 1시간 미만으로 짧다. 또한 혈장에서 매우 빠르게 분해되어 전신 독성 및 태아 노출 위험이 매우 낮기 때문에, 특히 신속한 마취가 필요하거나 짧은 작용 시간이 유리한 산과 마취 분야에서 유용하다. 과거 클로로프로카인 경막외 제제에 포함된 보존제(황비소산나트륨, EDTA 등)가 척수 신경 독성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으로 인해 1990년대 이후 무방부제 제제가 개발되었고, 현재는 척수 마취 용도로도 1% 농도의 클로로프로카인이 제한적으로 사용된다. 클로로프로카인은 대사 속도가 매우 빨라 체내 축적이나 전신 독성 위험이 거의 없으며, 이론상 최대 용량은 11–12 mg/kg(성인 800 mg까지) 로 다른 국소마취제들보다 훨씬 많은 용량을 투여할 수 있다 [1]. 단점으로는 지속 시간이 짧아 수술이 길어지면 마취가 소실될 수 있고, 다른 국소마취제나 첨가제와 혼용 시 화학적 상호작용이 있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드물게 고농도 경막외 주입 후 일시적인 요통이 보고되기도 한다.

테트라카인(tetracaine): 에스터계 국소마취제 중 장시간형에 속하며 고효능 약물로 분류된다. 지용성이 높아 신경 조직 투과 및 결합력이 강하므로 척수 마취용 0.5% 테트라카인 용액 10–15 mg으로 4–6시간에 달하는 강력한 마취를 얻을 수 있다. 1940년대에 개발되어 척수 마취와 국소 표면 마취(안과나 기관지 내시경 시 점막 분무 등)에 사용되어 왔다. 현재는 장시간 척수 마취에 부피바카인이 주로 쓰이며 테트라카인 사용은 줄었으나, 여전히 안과에서 점안 마취나 일부 전문적 척수 마취에 쓰이고 있다. 대개 1% 용액을 희석해 사용하며 작용 개시까지 5–10분이 소요되고, 효과는 2–3시간 지속된다. 에피네프린을 첨가하면 지속 시간이 더 늘어나기도 한다. 테트라카인은 대사산물로 PABA를 생성하므로 알레르기 병력이 있는 환자에서는 사용을 피하며, 약효가 매우 강해 척수 마취 시 적정 용량을 엄격히 지켜야 한다. 최대 투여량은 국소 침윤 마취로는 약 1 mg/kg 이하로 제한하며, 척수 마취의 경우 전신 투여가 아니므로 20 mg 이내로 사용한다. 테트라카인의 전신 부작용은 다른 국소마취제와 유사하나, 전신 흡수 시 혈관 확장 효과가 커서 저혈압을 잘 유발하고, 고농도에서는 메톡시플루란(methoxyflurane) 마취제와 상호작용하여 독성을 증가시킬 수 있어 현재 임상 사용량은 제한적이다 [1,5,13].

EMLA 크림: EMLA는 2.5% 리도카인과 2.5% 프릴로카인을 유텍틱 혼합물(eutectic mixture)로 만든 국소 도포용 마취제이다. 연고를 도포한 뒤 피부를 밀봉하면, 약 60 분 이내에 표피와 진피의 통각이 차단되어 바늘 삽입 등으로 인한 통증이 완화된다. 피부 마취 효과는 도포 부위를 덮은 상태에서 최대 1시간까지 증가하며, 제거 후에도 최장 12시간 지속된다. 주로 소아에서 정맥 채혈이나 경미한 표재성 수술(예: 레이저 시술) 전 도포하여 통증을 줄이는 데 사용하며, 성인에서도 국소 시술 시 활용된다. EMLA 크림의 최대 효과를 위해서는 시술 1시간 전, 충분한 양(예: 성인 기준 2–5g, 일반적으로 시술 부위 10cm²당 1–2g)을 두껍게 도포하고 밀폐시키는 것이 권장된다. 국소 부작용으로 일시적인 창백 또는 홍반, 부종이 생길 수 있으나 대개 경미하고 일과성이다 [14,15]. 프릴로카인 성분은 메트헤모글로빈혈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3 개월 미만 영아나 중증 G6PD 결핍 환자에게는 사용을 피한다 [16]. 적정 도포량과 적용 시간을 준수하면 전신 흡수에 따른 독성 위험은 거의 없다. 다만 영유아의 경우, 체중(kg)당 용량보다는 연령·체중에 따른 ‘최대 총 도포량·적용 면적·적용 시간’을 엄격히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0–3개월 또는 체중 5 kg 미만 소아에게는 최대 1g을 10cm² 이하 면적에 최대 1시간 적용해야 한다. 3–12개월 및 체중 5 kg이상 소아는 최대 2g을 20cm² 이하 면적에 적용하며, 적용 시간은 제품 설명서를 확인해 준수해야 한다.

2.3. 리포좀 부피바카인(liposomal bupivacaine)의 특징과 FDA 승인

기존 국소마취제의 지속 시간을 연장하려는 연구로 리포좀 부피바카인 제제가 개발되었다. 이 약물은 부피바카인 분자를 다중소포(multi-vesicular) 형태의 지질 나노입자(liposomal particles)에 봉입해, 주입 후 약물이 서서히 방출되도록 설계된 제형이다 [17]. 미국에서는 Exparel® (bupivacaine liposome injectable suspension)이라는 상품명으로 2011년 미국 FDA 승인을 받아 처음 도입되었으며 [18], 성인 수술 부위 단회 침윤 주입을 통한 수술 후 통증 완화 용도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한 회 투여로 최대 72시간까지 국소마취 효과가 지속될 수 있다고 보고되었으며, 이를 통해 수술 후 초기 아편유사 진통제(opioid) 사용을 감소시키는 것이 목적이었다 [19]. 리포좀 부피바카인은 기존 부피바카인과 농도 환산 방식이 다르며, 1vial (20 mL)에 부피바카인 266 mg이 함유돼 있다. 투여 직후 일부 유리된 약물이 즉시 작용하고, 나머지는 지질 입자에서 점진적으로 방출되어 장시간 신경 차단 효과를 유지한다 [17,20]. 이 같은 제형적 특성 덕분에 피하 또는 수술 부위에 국소 주입해도 혈중 급속 흡수가 줄어 전신 독성 위험이 낮은 것으로 보고된다. 생리식염수 희석은 가능하지만 다른 국소마취제와 병용은 권장되지 않는다 [21]. 현재까지 경막외 마취나 척수 마취로의 사용은 승인되지 않았으며, 관련 안전성 연구가 진행 중이다. 또한 리포좀 부피바카인의 효과에 대해서는 상반된 보고가 있다. 일부 연구는 동일 용량의 일반 부피바카인과 비교했을 때 24–72시간 통증 점수 감소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만 임상적 차이는 크지 않다고 지적하며, 높은 약가 대비 효용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22]. 그럼에도 수술 후 통증 관리에서 국소마취 연장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다양한 수술에서 Exparel® 사용이 시도되고 있다. 한편 2021 년 FDA는 Exparel®의 적응증을 확대해 6세 이상 소아에서도 수술 부위 침윤 마취에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는데, 이는 장시간 작용 국소마취제로는 최초의 소아 적응증 확보 사례다 [23]. 정리하면, 리포좀 부피바카인은 기존 부피바카인의 유효 기간 한계를 극복하려는 혁신적 제형으로, 현재 수술 부위 침윤 마취 및 일부 말초 신경 차단에 사용되고 있으며, 향후 적응증 확대와 비용 대비 효과에 대한 추가 근거가 축적될 것으로 기대된다.

2.4. 국소마취제 효과를 증강시키는 첨가제(additives)

국소마취제의 발현 속도를 빠르게 하거나, 효과를 증대하고 지속 시간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첨가제(adjuvant)를 혼합하여 사용하는 임상 관행이 있다. 이러한 첨가제들은 주로 말초신경차단이나 신경축 차단(척추/경막외 마취) 시 국소마취제 용액에 가미되며, 대표적으로 혈관수축제(에피네프린), 알칼리화제(중탄산나트륨), 오피오이드(opioid), α2-작용제(클로니딘, 덱스메데토미딘), 스테로이드(덱사메타손) 등이 사용된다.

에피네프린(epinephrine): 국소마취제에 가장 오랫동안 사용된 첨가제로, 보통 1:200 000 (5µg/mL) 농도로 혼합한다. 에피네프린은 주사 부위의 소동맥을 수축시켜 약물의 흡수를 지연시키고 국소마취 효과를 연장시킨다 [24]. 특히 리도카인, 메피바카인과 같은 단·중효성 약물의 지속 시간을 유의하게 늘려 주며, 이로 인해 해당 약물의 최대 허용 용량도 증가한다는 이점이 있다. 그러나 부피바카인, 로피바카인 등 장시간형 약물의 경우 에피네프린에 의한 지속 시간 연장 효과가 제한적이다. 에피네프린은 또 혈관 내 주입 여부를 확인하는 지표로도 활용되는데, 실수로 주사가 혈관 내로 들어갔을 경우 환자에게 심계항진, 불안, 고혈압 등의 전신 작용이 나타나 조기에 인지할 수 있다. 이러한 안전 장치로서의 이점 때문에 초음파 등으로 위치 확인이 어려운 신경 차단 시에는 여전히 에피네프린 첨가를 권장하는 견해가 있다. 한편, 에피네프린은 조직 혈류를 감소시켜 신경으로의 산소 공급을 줄이므로 국소마취제의 신경독성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특히 당뇨병성 신경병증이나 말초혈관 질환이 있는 환자에서는 에피네프린 사용을 신중히 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24]. 그럼에도 대다수 임상 현장에서는 에피네프린이 국소마취 효과 증강과 안전성 향상을 위해 빈번히 사용된다.

중탄산나트륨(sodium bicarbonate): 국소마취제 용액을 알칼리화하여 약물의 비이온 형태 비율을 높임으로써 작용 개시 시간을 단축시키는 첨가제이다. 리도카인 등 상용 제제는 pH 5.0-6.0으로 산성인데, 여기에 NaHCO₃ 8.4% 용액 수방울(예: 리도카인 10 mL에 1 mEq 정도)을 섞어 pH를 7 이상으로 올리면 이온화되지 않은 약물 분획이 증가한다. 그 결과 신경막 투과가 빨라져 마취 onset이 더 빨라지고 차단 강도도 증가할 수 있다 [25]. 특히 리도카인이나 메피바카인 같은 중간 작용형 약물에서 효과가 뚜렷하며, 경막외마취 시 알칼리화 리도카인을 쓰면 감각 차단이 3~5분 이상 빠르게 발생한다는 보고가 있다. 단, 부피바카인 등 고농도 약물에 과량의 NaHCO₃를 첨가하면 약물이 침전될 수 있으므로 [26] 일반적으로 10:1의 부피 비율을 넘지 않게 첨가한다(예: 부피바카인 10 mL에 NaHCO₃ 1 mL 이하). 중탄산 첨가로 인한 특별한 전신 부작용은 없으나, 용액을 알칼리화하면 주사 시 작열감이 덜하다는 추가 이점도 있다 [27].

오피오이드(opioids): 모르핀(morphine), 펜타닐(fentanyl), 수페탄닐(sufentanil) 등 아편유사제는 척수 후각의 오피오이드 수용체에 작용해 진통 효과를 낸다. 이들 약물을 국소마취제와 함께 척수강내(intrathecal) 또는 경막외(epidural)로 투여하면, 국소마취제가 감각신경 전도를 차단하는 동안 오피오이드는 척수 통증 전달 경로를 억제해 상호 보강적 진통을 제공한다 [28]. 예를 들어 경막외 분만 진통에 0.1% 부피바카인과 펜타닐 2µg/mL를 혼합 주입하면, 부피바카인 농도 0.25%를 사용할 때와 유사한 진통 효과를 내면서도 운동 신경 차단은 최소화할 수 있다. 척추마취에서도 0.5% 부피바카인에 펜타닐 10-25µg을 섞어 투여하면 수술 중 진통 및 진정 효과가 향상되고 마취 지속 시간도 연장된다. 특히 intrathecal morphine 0.1-0.3 mg은 척추마취 후 수술 후 12-24시간에 걸친 강력한 무통 효과를 제공하므로 산과나 대수술 후 진통 목적으로 흔히 사용된다 [29]. 경막외로는 모르핀 24 mg, 펜타닐 50-100µg 등의 용량을 추가해도 효과적이다. 오피오이드 첨가의 주요 부작용은 호흡 억제, 소양감, 오심·구토, 요정체 등으로, 특히 척수강내 모르핀 사용 시 지연성 호흡 억제가 나타날 수 있어 주의 깊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28]. 그럼에도 국소마취제 단독으로 얻기 어려운 우수한 진통 효과를 제공하므로, 적절한 용량 범위에서 오피오이드 첨가는 널리 시행되고 있다.

클로니딘(clonidine) 및 덱스메데토미딘(dexmedetomidine): 두 약물 모두 교감신경 α2-수용체 작용제로 원래는 항고혈압제이나, 척수 및 말초신경에서 통증 신호 전달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 국소마취 보조제로 활용된다. 클로니딘은 비교적 저렴하고 연구가 축적된 약물로, 첨가 시 마취 및 진통 지속 시간을 약 1-2시간 연장시킨다 [24]. 또한 국소마취제와 시너지 작용을 내어 차단 강도를 높이고, 일부 혈관 수축 효과도 있어 에피네프린처럼 약물 흡수를 지연시키는 역할도 한다. 말초신경차단에서 클로니딘 1µg/kg을 국소마취제와 섞으면 진통 지속 시간이 유의하게 늘어난다는 보고가 다수 있으며, 경막외·척수내 투여 시에도 용량 의존적으로 진통을 증강시킨다. 부작용으로 저혈압, 서맥, 진정 등이 나타나며, 특히 고용량(예: 첨가제로 150µg 이상) 사용 시 두드러진다. 덱스메데토미딘은 클로니딘보다 선택성이 높은 α2-작용제로, 동물 실험에서 국소마취제 효과 연장이 더 강하게 나타나고 신경 독성 없이 일부 심장 보호 효과까지 보고되었다 [30,31]. 임상 연구에서도 덱스메데토미딘 첨가가 클로니딘보다 약간 우수한 진통 지속 연장 효과를 보이나, 근거는 아직 제한적이다 [5]. 두 약물 모두 FDA 승인 적응증은 아니므로 off-label로 사용되고, 사용 시 환자 혈역학 모니터링과 동의가 권장된다. 적절 용량 사용 시 중추신경계 부작용 외 심각한 합병증 보고는 없었다.

덱사메타손(dexamethasone): 스테로이드계 항염증제로, 비교적 최근 말초신경차단의 지속 시간 연장 목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소마취제 용액에 4-8 mg 정도를 첨가해 사용하면 통증 완화 효과가 수시간 이상 연장된다는 다수의 임상 연구 결과가 있다 [5,32]. 정확한 기전은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으나, 말초신경 염증 반응을 억제하고 차단된 신경의 기능 회복을 지연시키는 작용으로 설명된다. 덱사메타손은 경막외나 말초신경뿐 아니라 척수강내 투여 시에도 진통 효과를 증강시키는 것으로 보이나, 척수강내 스테로이드 사용은 정형화된 적응증이 아니어서 주로 말초에서 활용된다. 메타분석에서는 덱사메타손을 첨가할 경우 로피바카인·부피바카인 등의 말초신경차단 효과가 평균 4-8시간 연장되었다고 보고하였다 [32,33]. 부작용으로 혈당 상승이나 감염 위험 등이 우려되지만, 단회 소량 사용 시 큰 문제없이 안전한 것으로 여겨진다. 다만 허가 외 사용이므로 환자와 충분히 논의 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밖의 첨가제: 트라마돌(tramadol), 마그네슘 황산염(magnesium sulfate), 미다졸람(midazolam), 저용량 케타민(ketamine) 등도 국소마취 보조제로 연구되었다 [34]. 일부는 진통 연장 효과를 보이나 신경 독성 우려로 실제 임상 사용은 제한적이다. 히알루로니다제(hyaluronidase)는 국소 조직의 세포외 기질을 분해해 약물 확산을 돕는 효소로, 안구 주위 차단 마취 등에서 혼합 주사 시 차단 범위가 넓어지고 onset이 단축되는 효과가 있어 사용된다. 결국 현재 임상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첨가제는 에피네프린, 오피오이드, 클로니딘, 덱사메타손이며, 적절히 활용하면 국소마취 효과를 증대해 환자 만족도를 높이는 데 유용하다 [32]. 그러나 모든 첨가제는 국소마취제와의 병용에 대해 공식 승인을 받지 않았으므로, 환자별 위험-이익을 평가해 신중히 사용해야 한다.

2.5. 국소마취제 전신독성 (LAST: Local Anesthetic Systemic Toxicity)

국소마취제 전신독성(LAST)은 국소마취제가 과량으로 또는 실수로 혈관 내로 주입되어 전신 순환 혈중 농도가 상승함에 따라 발생하는 중대한 독성 반응이다. 주로 중추신경계와 심혈관계를 침범하며, 심한 경우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 응급 합병증으로 간주된다. LAST의 발생 빈도는 다행히 매우 낮아서, 대규모 후향 연구들에서 말초신경차단 시 약 0.03% (10,000건당 3건) 정도로 보고되었다 [35]. 이는 1,000건당 0.3건 수준이며, 다른 보고에서는 1,000건당 1건 내외로 추정하기도 한다 [12]. 위험 인자로는 고용량 사용이나 고농도 약물을 요구하는 신경차단(예: 늑간신경 차단, 경추 및 상지 신경총 차단), 초음파 미사용 등으로 혈관 주입 위험이 큰 술식, 환자 요인(고령, 간기능 저하로 약물 대사 느림, 심기능 저하로 독성 내성 감소, 임신으로 인한 심박출량 증가 및 단백결합 저하 등) 등이 있다 [12,35,36]. 특히 부피바카인은 약물 특성상 다른 약물에 비해 심독성 위험이 크므로 LAST 발생 시 더 치명적일 수 있다.

LAST의 증상은 일반적으로 중추신경계 흥분 증상으로 시작하여 중증일 경우 심혈관계 억제로 진행된다. 초기에는 환자가 어지럽거나 입 주위가 저리고, 귀에서 이명이 들리거나 금속맛이 느껴지는 등의 이상감을 호소할 수 있다. 이어 불안, 말이 어둔해짐, 떨림 등이 나타나고, 전신 경련 발작이 일어날 수 있다 [12,36]. 이는 국소마취제가 대뇌의 억제성 신경을 먼저 차단하여 흥분성 신경의 활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후 혈중 농도가 더욱 상승하면 중추신경계 전체가 억제되어 의식소실, 호흡정지에 빠질 수 있다 [5]. 한편 심혈관계 증상으로는 고혈압과 빈맥 등 교감 흥분 징후가 초기에 나타날 수 있으나, 곧이어 심근 수축력 저하, 전신혈관 확장으로 저혈압, 서맥이 유발된다. 심실조기수축이나 심실빈맥 같은 부정맥이 동반되며, 최악의 경우 심정지에 이를 수 있다 [37]. 특히 부피바카인에 의한 LAST에서는 심실빈맥/세동 등의 치명적 부정맥이 돌연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기존 소생술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 악명이 높다 [2]. 일부 사례에서는 중추신경 증상이 전혀 나타나지 않고 첫 증상이 곧바로 순환기계 허탈로 발현되기도 하는데, 이는 환자가 진정되어 있거나 마취하에 시술받는 경우 흔히 관찰된다. 따라서 국소마취제 투여 중 의식 변화나 활력징후의 미세한 변화도 LAST의 신호로 간주하고 경계해야 한다.

LAST가 의심되면 즉시 국소마취제 주입을 중단하고, 환자의 기도 확보와 산소 투여 등 기본 소생술에 준하는 처치를 시작해야 한다. 산소 공급과 기도의 확보는 특히 중요한데, 저산소증과 고탄산혈증은 국소마취제의 중추독성을 악화시키므로 조기에 교정해야 한다 [5]. 발작이 발생한 경우 안전을 확보하고 벤조디아제핀류(예: 미다졸람)를 정주하여 경련을 조절한다. 프로포폴은 지질 성분이 있어 한때 LAST 치료에 고려되었으나, 고용량 프로포폴은 심근 억제를 초래할 수 있어 권장되지 않는다. LAST 치료의 가장 중요한 치료는 20% 지질유제(lipid emulsion)의 정주이다. 2006년 처음으로 임상에서 지질유제 투여를 통해 부피바카인으로 인한 심정지 환자가 소생된 사례가 보고 [38]된 이후, 지질유제는 LAST 치료의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정확한 기전은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으나, 혈중의 지질구조물이 국소마취제 분자를 결합·격리하여 독성표적 기관에서 제거하는 이른바 “지질 하수구(lipid sink)” 효과와, 심근에 직접 에너지원 공급을 통해 기능을 회복시키는 효과 등이 제시되고 있다 [39]. 현행 가이드라인에서는 LAST 발생 시 20% Intralipid를 즉시 투여하도록 권고한다 [1]. 초기 볼루스로 1.5 mL/kg (일반적으로 성인 100 mL 정도)을 1분간 주입하고, 이후 0.25 mL/kg/min 속도로 지속 주입한다. 환자의 순환상태가 개선되지 않으면 5분 간격으로 초기 볼루스 용량을 최대 두 번까지 반복 투여하고, 지속 주입 속도를 0.5 mL/kg/min까지 올릴 수 있다. 총 투여량은 10 mL/kg을 넘지 않는 것이 권장된다. 지질유제 투여와 동시에 필요에 따라 심폐소생술을 시행한다. LAST로 인한 심정지는 장시간의 소생술이 필요할 수 있으며, 가능하다면 체외순환이나 심폐바이패스 장치를 사용할 수도 있다 [39]. 약리학적으로 항부정맥제가 필요하면 amiodarone을 사용하는 것이 권장되며, 리도카인 등 클래스 I 항부정맥제는 금기이다. 혈압 유지를 위해 에피네프린을 소량(10~100µg) 사용할 수 있으나, 고용량 에피네프린이나 혈관수축제는 심근 부담을 증가시키므로 피한다. 이러한 처치를 조기에 적극적으로 시행하면 대부분 환자는 후유증 없이 회복되며, 실제로 지금까지 지질유제 치료 도입 후 LAST로 인한 사망률이 크게 감소하였다.

국소마취제 중독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지질유제 치료법이 알려지기 전인 2000년대 초에는 부피바카인으로 인한 심정지 사례들이 치명적 결과로 이어지곤 했다. 2006년 Rosenblatt 등은 어깨 수술을 위해 시행된 상완신경총 차단 후 부피바카인으로 인한 심정지에 빠진 58세 환자에게서, 기존 소생술로 회복이 되지 않던 중 20% 지질유제(20% Intralipid®, manufactured by Fresenius Kabi originating from Uppsala, Sweden) 100 mL를 급히 정주하여 자발순환을 회복시키는 데 성공한 사례를 보고하였다 [38]. 이는 사람에서 지질유제 투여로 LAST를 치료한 첫 보고로서, 이후 여러 유사한 사례들이 연이어 발표되었다. 같은 해 Litz 등은 경막외 주입 중이던 로피바카인이 실수로 정맥 투여되어 발생한 LAST를 지질유제(100 ml of Intralipid® 20%, Baxter Deutschland GmbH, Unterschleissheim, Germany) 로 성공적으로 치료했다고 발표했다 [40]. 이러한 성공 사례 이후 미국마취과학회와 지역마취학회는 LAST 지침에 지질유제 구비·투여 요령을 포함시켰으며,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 지질유제 투여가 LAST의 표준 치료로 자리 잡았다.

2.6. 척추마취와 경막외마취에 사용되는 국소마취제 및 그 선택 이유

국소마취제는 투여 경로에 따라 요구되는 특성이 달라 척추마취(spinal anesthesia)와 경막외마취(epidural anesthesia)에서 선호되는 약제가 다소 다르다. 척추마취는 요추하부 지주막하강에 소량의 국소마취제를 주입해 척수신경을 직접 차단하는 방법으로, 빠른 효과 발현과 확실한 감각·운동 차단이 장점이다. 경막외마취는 경막외 공간에 비교적 많은 양의 국소마취제를 주입해 척수신경 근원부를 감싸는 신경근을 차단하며, 용량·농도 조절로 선택적 감각 차단이나 지속 주입을 통한 장시간 효과가 가능하다. 두 방법 모두 수술 마취와 통증 관리에 널리 이용되지만 약동학적 특성과 목적에 맞게 약제를 선택해야 한다 [41,42].

척추마취용 국소마취제는 적은 투여량으로도 충분한 감각 차단을 유도할 수 있도록 고효능이며 척수신경 친화도가 높은 약물이 적합하다. 가장 흔히 사용되는 아미드계 부피바카인(0.5% hyperbaric solution, 포도당 함유)을 12-15 mg 주입하면 5분 이내 완전한 감각·운동 차단이 유도되고 2-3시간 이상 마취가 지속된다. 부피바카인은 안정적이고 차단 심도가 깊어 복부·하지 수술에 표준적으로 쓰인다. 비슷한 장시간형 약물로 과거 테트라카인 10-12 mg도 척추마취에 널리 사용됐는데 2-3시간 이상 효과를 유지해 부피바카인 보급 전 장시간 수술에 주로 사용됐다 [1]. 리도카인은 과거 60분 이내의 짧은 수술(예: 산과적 처치나 비뇨의학과 시술)에서 많이 쓰였으나 TNS 발생 문제로 사용이 줄었다 [8]. 그럼에도 리도카인5% 50-60 mg을 사용하면 약1시간 효과적인 마취가 가능하고 회복이 빨라 당일 수술 환자에서 유용하다. 이를 대체하기 위해 최근에는 방부제 없는 클로로프로카인1% 40 mg을 이용해 5분 내 마취를 유도하고 1시간 내 회복되는 초단시간 척추마취가 주목받고 있다 [43]. 에스터계 프로카인은 과거 10% 100 mg 투여 시 마취가 불완전하고 오심 등 부작용이 있어 현재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척추마취는 약물 투여 후 환자 자세와 약액 비중에 따라 마취 범위가 결정되므로, 포도당을 첨가한 고밀도(heavy) 용액(부피바카인 heavy, 리도카인 heavy, 테트라카인 heavy 등)을 사용해 높이를 조절한다. 약제 선택은 수술 시간·필요 마취 범위·환자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2시간 이내의 짧은 산과 수술에는 리도카인 대신 클로로프로카인이 선호되고, 3시간 이상 정형외과 수술에는 부피바카인이 적합하다. 드물게 부피바카인의 심장독성을 고려해 레보부피바카인으로 대체하기도 한다. 0.75% 로피바카인15-18 mg은 척추마취 적응증으로 공식 승인은 없지만, 부작용 프로파일이 우수해 일부에서 사용된다 [44,45,46].

경막외 투여는 비교적 많은 양의 약물이 필요하고, 투여 후 확산 범위와 농도를 조절해야 하므로 중간형 또는 장시간형 약물이 주로 쓰인다. 대표적으로 리도카인2% 용액은 경막외 주입 시 10-15분 내에 충분한 감각 및 운동 차단을 일으키며 약 1시간 지속되므로, 제왕절개 등 비교적 응급으로 빠른 수술 마취가 필요할 때 활용된다. 또한 에피네프린1:200,000을 함께 섞어 투여하면 경막외 공간에서 흡수가 줄어들어 마취 심도가 증가하고 지속시간도 연장되어, 리도카인과 에피네프린 혼합액은 과거 외과 수술의 경막외마취 표준 용액으로 쓰였다 [47]. 3% 클로로프로카인은 앞서 언급한 대로 매우 빠른 작용 발현(5분 이내)과 짧은 지속시간 덕분에, 긴급 상황에서 전신마취 대신 경막외로 수술을 해야 할 경우 최적의 선택지이다. 특히 분만 중 응급 제왕절개로 전환 시 기존에 삽입된 경막외 카테터로 3% 클로로프로카인을 투여하면 전신마취 유도 없이도 수술을 신속히 시작할 수 있어 산과 영역에서 널리 활용된다 [48]. 부피바카인0.5% 용액은 발현은 다소 느리지만(15분 내) 효과가 강하고 오래 지속(2~3시간)되므로, 복부나 하지 수술의 경막외마취에 많이 사용된다. 하지만 부피바카인은 척수신경보다 말초신경 근절을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경향이 있어 동일 농도에서 척추마취보다 경막외마취 시 더 많은 용량이 필요하다. 따라서 농도를 높이거나 투여량을 늘려야 충분한 감각 차단이 이루어진다. 이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정맥으로 약물이 들어가면 심각한 독성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부피바카인 경막외마취 시에는 시험용량(test dose) 주입과 분할 투여를 통해 안전을 기한다. 부피바카인 0.75% 고농도 용액은 심독성 위험 때문에 산과 경막외마취에서는 금기이다. 부피바카인의 대안으로 레보부피바카인0.5% 역시 경막외 수술마취에 쓰일 수 있으며, 특히 고령이나 심장질환 환자에서 선호된다 [49]. 로피바카인0.5% 또는 0.2% 용액은 경막외 분만 진통이나 수술 후 통증 조절에 널리 쓰인다. 로피바카인은 부피바카인보다 운동신경 차단이 약해, 산모가 다리를 움직일 수 있을 정도의 부분 차단 상태에서 진통을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우발적 혈관 내 주입 시 중독 위험이 낮아 산과 경막외에서 안전성이 입증됐다. 여러 연구에서 로피바카인과 부피바카인을 동일 조건의 경막외 분만 진통에 사용한 결과 통증 완화 효과는 동등하고, 로피바카인 쪽이 산모의 하지 운동 기능 보존이 더 우수하다고 보고됐다. 경막외마취는 필요 시 국소마취제의 지속 주입으로 효과를 연장할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장시간 수술에서는 리도카인 초기 투여 후 부피바카인으로 교체 주입하거나, 분만 진통에서는 로피바카인을 지속 주입해 분만 시까지 무통을 유지하기도 한다 [50,51,52]. 경막외 카테터를 통해 국소마취제와 더불어 다른 진통제(예: 마약성 진통제)를 병용 투여해 상승 효과를 내기도 한다.

3. 결론

국소마취제는 19세기 말 코카인의 발견으로 시작된 이후 다양한 합성 약물이 개발되어 현대 의학의 필수 요소로 자리매김하였다. 에스터계와 아미드계로 구분되는 국소마취제들은 전압의존성 Na+ 채널 차단을 통해 국소 신경 차단 효과를 발휘하며, 각 약제마다 작용 시간·효능·독성 프로파일이 달라 임상 상황에 따른 적절한 선택이 중요하다. 리도카인·부피바카인·로피바카인 등은 임상에서 가장 흔히 쓰이는 약물로, 각각의 장단점이 있으며 최근에는 리포좀 부피바카인(Exparel®)처럼 약효를 연장한 제형도 도입되었다. 척추마취와 경막외마취에서는 요구되는 마취 범위와 지속 시간에 따라 부피바카인·리도카인·클로로프로카인 등이 활용되며, 환자 안전을 위해 각 약물의 특성을 고려해 사용한다. 국소마취 효과를 높이기 위한 에피네프린·오피오이드·클로니딘 등의 첨가제는 마취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으나 잠재적 부작용에도 유의해야 한다. 국소마취제는 비교적 안전하지만 드물게 전신독성(LAST)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를 신속히 인지하고 지질유제 투여를 포함한 적극적인 치료로 대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국소마취제 분야는 여전히 새로운 약물 개발과 안전성 개선을 위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국소마취로 시행 가능한 다양한 술기를 집도하는 비뇨의학과 의사는 최신 지견을 바탕으로 환자 개개인과 예정된 수술·시술에 맞는 국소마취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Editorial Comment

국소마취제는 의식 소실 없이 특정 부위의 통증을 차단할 수 있어 비뇨의학과 영역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약물의 종류가 많고 약리학적 특성까지 포함해 모든 내용을 상세히 다루다 보면 실제 임상에서 필요한 핵심 포인트가 흐려지기 쉽다. 이번 원고는 역사적 배경부터 최신 제형까지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으나, 실제로 비뇨의학과의사가 국소마취를 이용해 circumcision, vasectomy와 같은 소수술을 집도할 때 꼭 기억해야 할 실용적 메시지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리도카인은 여전히 가장 많이 쓰이는 국소마취제로, 빠른 발현과 적절한 지속 시간(통상적으로 60-120분)을 갖추어 외래 수술에 최적이다. 에피네프린을 병용하면 작용 시간이 연장(통상 2시간이상, 최대 6시간)되고 출혈도 줄일 수 있으나, 당뇨병성 신경병증이나 말초혈관질환 환자에서는 신중히 사용해야 한다. 부피바카인이나 로피바카인은 작용 시간이 길어 신경 차단에는 유용하지만, 소수술에서는 불필요하게 지속 시간이 길고 심독성 위험이 있어 사용을 권장하기 어렵다. 짧은 수술에서 빠른 회복을 원할 때는 클로로프로카인이 대안이 될 수 있으나 국내에 도입되지는 않았다.

1. 리도카인 성인 최대 용량
• 리도카인 단독: 4.5 mg/kg(보통 총 300 mg까지)
• 리도카인+에피네프린: 7 mg/kg(총 500 mg까지)가 일반적 상한으로 제시되며, 소수술에서도 이 범위를 넘지 않도록 분할 주입 및 흡인 확인을 준수해야한다.
2. 리도카인+에피네프린의 권장 농도(혼합 비율)
• 1% 리도카인 + 에피네프린 1:100,000(=10 µg/mL) : 지연·지혈 효과가 분명하고, 작용 시간 연장에 유리하다. 치과 또는 통상적인 국소마취 수술 RCT/리뷰에서 표준으로 가장 흔히 쓰는 조합이다.
• 1% 리도카인 + 에피네프린 1:200,000(=5 µg/mL): 1:100,000과 효능 차이는 거의 없고(통증·성공률·지속시간 유사), 혈역학적 안전성은 더 낫다는 연구가 있다. 지혈은 필요하지만 혈관수축에 민감한 환자에서 대안이 된다.
3. 혼합 실무 레시피 : 에피네프린 1 mg/mL(=1:1,000) 앰플 가정
• 1:100,000 만들기: 1:1,000 에피네프린 0.1 mL + 리도카인 1% 9.9 mL → 총 10 mL(=10 µg/mL).
• 1:200,000 만들기: 1:1,000 에피네프린 0.1 mL + 리도카인 1% 19.9 mL → 총 20 mL(=5 µg/mL).

※ 1:200,000 혼합의 경우 주사기 눈금상 0.05 mL 계량은 오차가 커서 20 mL 배합을 권장한다.

또한 국소마취제 전신독성(LAST)은 드물지만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투여 용량을 반드시 지키고 분할 주입하며, 응급 시를 대비해 지질유제(lipid emulsion)를 준비하는 것이 안전하다. 국소마취 효과를 높이기 위해 에피네프린, 덱사메타손, 오피오이드 등의 첨가제가 연구되었으나, 비뇨의학과의 간단한 외래 수술에서는 리도카인 단독 또는 에피네프린 혼합만으로 충분하다고 판단된다.

이번 원고는 약리학적 기전과 다양한 제제를 망라하여 서술하였고, 국소마취제 선택과 부작용 관리의 근거를 폭넓게 정리하였다. 다소 방대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은 이 글을 통해 “외래 소수술을 위한 국소마취에는 리도카인이 기본 약제이며, 용량 준수와 부작용 대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핵심을 되새길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본 원고는 실용적인 임상적 가치를 지닌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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