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소아 생식기질환 가운데 외성기 발달이상은 영유아 검진과 소아 진료과정에서 가장 흔히 발견되는 문제 중 하나이다. 부모가 병원을 찾는 주된 이유는 고환이 만져지지 않는다거나, 음낭이 부어있다거나, 음경이 작아 보인다는 등의 호소이다. 이러한 이상은 단순히 성장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호전되는 경우가 많지만, 일부는 적절한 시기에 진단과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성장과정 중 정신적 손상을 주거나 불임이나 고환종양 발생과 같은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소아 생식기질환들은 단순히 외형이상으로 가볍게 생각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생식건강 및 정신건강과 직결된 문제로 이해해야 한다.
최근 낮은 출산율로 인해 부모들의 외동 아이의 생식기에 대한 관심이 더 많고, 소아 비만의 유병율이 높아지면서 생식기의 발육상태가 이전과 다르며, 정기적인 영유아 검진으로 인해 소아청소년과에서 비뇨의학과로 의뢰나 전원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소아 생식기질환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소아 생식기에 대한 정상소견과 각 질환의 진단 및 치료에 대한 올바른 지식이 필요하다.
국, 내외 연구에서는 음경발달의 정상범위를 규명하려는 시도, 소아 비만이 음경발달에 미치는 영향, 잠복고환 진단과정에서 나타나는 혼선, 그리고 잠복음경에 대한 새로운 객관적 지표 개발 등이 보고되고 있다. 본 논문에서는 대표적인 소아 외성기질환인 잠복고환, 음낭수종, 왜소음경과 잠복음경, 음순유착에 대한 진찰과 진단의 실제적 측면을 최신 근거와 함께 종합적으로 임상측면 위주로 정리하고자 한다.
2. 본론
2.1. 잠복고환
잠복고환은 고환이 정상적으로 음낭 내까지 하강하지 못하고 서혜부나 복강 내에 머무르는 상태를 의미한다. 만삭아에서 약 3~5%, 미숙아에서는 최대 30%까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후 2개월 경 테스토스테론 서지(testosterone surge; mini-puberty)가 발생하면서 테스토스테론의 영향으로 고환 하강이 일어날 수 있다 [1], [그림 1]. 이러한 이유로 생후 6개월까지는 자연하강을 기대하면서 기다려 볼 수 있다. 생후 6개월 이후에는 자연하강 가능성이 매우 낮아진다고 알려져 있고, 마취위험도나 수술 술기에 큰 차이가 없으며, 1세 이후에는 고환의 조직학적 변성이 나타나므로 실제 임상에서는 생후 1세 이전에 수술을 적극적으로 권유한다 [2,3,4].
임상에서 잠복고환과 정상 하강고환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정상인 퇴축고환(retractile testis)과 잠복고환(undescended testis)으로 분류된 활주고환(gliding testis)을 구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잠복고환은 서혜부에서 촉지되거나 촉지되지 않을 때는 복강 내에 존재할 가능성이 높아 명확한 진단이 신체검사만으로도 대부분 가능하다. 반면 고환이 음낭 주변에 위치하는 퇴축고환과 활주고환의 두 질환을 구분하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국내 한 설문 연구 [5]에서는 실제 비뇨의학과 의사의 약 60%가 퇴축고환과 활주고환의 감별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응답했으며, 소아비뇨의학 전문가가 아닌 경우 그 비율이 78%까지 높아져 불필요한 수술 위험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되었다. 이는 표준화된 진단지침과 교육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교과서 상의 기술로는 퇴축고환은 당기면 음낭 내까지 쉽게 도달하며 이완 시에도 자연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반면, 활주고환은 음낭까지 억지로 이동은 가능하지만 고정되지 않고 다시 올라가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퇴축고환은 고환거근반사(cremasteric reflex)에 의해 일시적으로 고환이 이동하기 때문에 정상 변이로 간주되어 수술이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일부는 성장 과정에서 상승하는 상승고환(ascending testis)이 33%까지 발생할 수 있어 수술이 필요해지므로 최소한 1년 단위의 장기 추적관찰이 요구된다. 반면, 활주고환은 잠복고환의 다른 형태로 잠복고환과 동일하게 조기 수술적 교정이 필요하다 [2,3,4].
하지만 실제 임상에서 이를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그 이유는 첫째, 신체검사시 소아 환아들은 협조가 안되고, 촉진 시 무서워 우는 경우 복근의 수축과 고환거근반사의 발현으로 상승하는 경우가 많아서 고환이 음낭 밖에서 만져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활주고환으로 쉽게 오인될 수 있다. 둘째, 협조가 된다고 하더라도 최근 증가하고 있는 소아 비만의 경우 고환 촉지가 어려운 경우가 많아 정확한 신체검사가 안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진단 시 초음파검사를 시행하더라도 초음파검사로는 이를 구분하기 쉽지않기 때문이다.
진찰은 반드시 따뜻한 환경에서 시행해야 하며, 아이가 긴장하지 않은 상태에서 앙와위(supine position)와 입위(standing position)에서 시진과 촉진을 반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속적으로 고환이 상승한다면 누운 자세에서 양측 대퇴부를 벌려 고환거근반사를 억제한 상태에서 고환을 음낭 방향으로 밀어내듯 확인하는 것이 중요이다. 이 자세에서도 음낭으로 내린 고환이 쉽게 올라간다면 활주고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또한 일측성일 경우 고환의 크기가 다르다면 적극적인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다만, 사춘기 시기의 고환의 비대칭 성장은 정상적 성장과정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잠복고환은 단순히 고환 위치의 문제가 아니라 정신적 손상 및 장기적인 합병증과 직결된다. 복강 내 고환일수록 정상보다 높은 체온에 노출되면서 정자 형성이 억제되고, 성인기에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또한 고환종양의 발생 위험이 정상보다 높다. 따라서 대부분의 임상 가이드라인은 생후 6개월까지 자연 하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1세 이전에 고환고정술을 권고하고 있음을 재차 강조한다 [2,3,4].
2.2. 음낭수종
음낭수종은 고환을 둘러싸는 고환초막강 내에 체액이 저류 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국내 역학 조사에 따르면 소아 외래에서 음낭수종은 전체 외성기 질환 환자의 약 20%를 차지할 만큼 흔하다. 임상적으로는 보호자가 아이의 음낭이 비대해 보이거나, 하루는 크고 하루는 작다고 표현하며 병원을 방문한다. 목욕을 시킬 때 음낭이 정상의 수배 이상 커져 있거나 반투명 하게 보이는 경우도 있어 보호자의 불안을 유발한다. 진찰에서는 음낭 내 체액이 빛을 통과하는지 확인하는 투과조명검사(transillumination test)나 음낭 초음파검사가 진단에 도움이 된다 [2,3,6].
음낭수종은 교통성과 비교통성으로 나눈다. 비교통성 음낭수종은 단순히 고환 주위에 액체가 고여 있는 상태로 대부분 특별한 문제없이 1~2세 사이에 자연 소실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추적관찰 한다 [2,3,6]. 반면 교통성 음낭수종은 복막과 고환을 연결하는 통로가 닫히지 않아 복강 내 복수가 음낭으로 흘러 들어오는 경우이다. 이 경우에는 복압이 높아질 때 음낭이 갑자기 커졌다가 줄어드는 특징을 보이며, 서혜부 탈장과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크기가 점점 커지거나, 2세 이후에도 지속되거나, 탈장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수술적 교정이 필요하다. 교통성 음낭수종의 경우 재발이나 합병증 예방을 위해 서혜부탈장교정술과 동시에 음낭수종교정술을 시행하는 것이 원칙이다 [2,3,6].
2.3. 왜소음경과 잠복(함몰, 매복, 숨은) 음경
왜소음경은 연령과 신장 대비 음경길이가 정상 평균길이의 -2 또는 -2.5 표준편차 이하인 경우를 의미한다 [3,6]. 진단을 위해서는 견인음경길이(stretched penile length: SPL)를 측정하는 것이 필요하며, 치골 상부에서 귀두 끝까지 음경을 최대한 신전시켜 측정한다 [3,6,7], [그림 2]. 왜소음경은 저성선증과 연관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에 대한 검사가 필요하며 저성선증인 경우 이에 대한 치료가 먼저 필요하다. 반면, 잠복음경은 음경길이가 정상이지만, 외부에 노출되는 부분이 부족하여 왜소음경처럼 보이는 경우를 말한다 [3,6,7]. 음경근막 발달이상, 음경해면체의 과잉유동성, 음경발달의 해부학적 문제, 소아 비만, 포경수술의 과도한 피부절제, 음경 감염, 림프부종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3,6,7]. 잠복음경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며 선천성인 경우는 요도하열과 같은 맥락으로 정신적 손상을 줄이기 위하여 가급적 이른 시기(만 2세 이하)에 시행하는 것이 좋다 [3]. 후천성인 경우는 비만 관리와 함께 음경발달과 함께 자연 호전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경과관찰을 먼저 시행하고 지속되는 경우 환자 및 보호자와 상의하여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는 것을 권유한다.
왜소음경과 잠복음경은 대부분 음경이 작다는 이유로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구분하는 기준은 음경길이이므로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정상 소아의 음경길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소아 음경길이의 정상치는 현재까지 국제적으로 하나로 표준화되어 있지 못하며, 시대적, 인종적 차이가 있을 수 있기에 국제표준화 하기도 어려워 임상에서 왜소음경을 정의할 경우 다소 어려움이 있다. 1987년, 2021년 및 1975년에 각각 발표된 우리나라 및 미국 아동의 음경길이는 [표 1]과 같다 [3,6,8]. 연구보고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으며, Campbell’s Urology 교과서에 의하면 신생아의 경우 왜소음경은 1.9cm 미만인 경우 왜소음경으로 정의하고 있다 [6].
표 1.
아동의 나이별 견인음경길이 (cm)
최근 국내 연구에서 잠복음경을 보다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잠복음경지수(concealed Index: CI) 라는 지표를 개발하였다 [7]. 이는 기저음경길이(baseline penile length: BPL)를 견인음경길이나 음경둘레(penile circumference: PC)와 비교한 비율로 산출하며, 견인음경길이 및 음경둘레 기준 각각의 잠복음경지수(BPL/SPL, BPL/PC)의 cutoff는 0.68 및 0.58로 제시되었다. 잠복음경지수는 수술 전, 후 비교에서도 유의하게 개선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 진단뿐만 아니라 수술효과 판정에도 활용할 수 있는 지표로 제안되었다. 기존의 주관적 평가를 보완할 수 있는 중요한 진단 도구라는 점에서 임상적용 가치가 크다고 생각한다. 또한 한국 아동 75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평균 견인음경길이와 음경둘레가 모두 4.2 cm로 거의 동일하게 나타났으며,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견인음경길이와 음경둘레 모두 점진적으로 증가하였다. 특히 10세 이후에는 견인음경길이의 증가속도가 음경둘레보다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8]. 이는 음경발달을 평가할 때 단순히 길이만이 아니라 둘레도 함께 고려해야 함을 시사한다.
최근 국내 대규모 연구에서 소아 비만이 음경발달에 미치는 영향이 보고되었다. 총 1,499명의 아동을 분석한 결과, 체질량지수가 높은 군에서는 기저음경길이와 견인음경길이가 유의하게 짧았으며 이러한 차이는 10세 이후에서 더욱 뚜렷했다. 반면, 음경둘레와 고환용적은 체질량지수와 유의한 상관관계가 없었다 [9]. 이 결과는 소아 비만이 음경길이 발달을 지연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며, 실제 진료에서 체중 보정을 고려한 진단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부모가 “음경이 작다”고 호소하는 경우 실제로는 비만으로 인해 치골 지방에 묻혀 작아 보이는 착시일 수 있으며, 따라서 객관적 측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2.4. 음순유착
음순유착은 학령 전 여아, 특히 영유아(2세 이내)에서 비교적 흔히 발견되는 질환으로, 유병률은 0.6~3% 정도이다 [10,11]. 소음순이 부분적으로 또는 완전히 서로 붙어 요도구가 보이지 않는 소견을 보이며, 부모는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다거나 외성기를 씻다가 이상을 발견해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12], [그림 3]. 대부분은 특별한 증상이 없고 사춘기에 이르면 호르몬 변화와 함께 자연 호전된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요로감염, 배뇨곤란, 회음부 피부염 등을 유발할 수 있다 [10,11]. 치료는 증상이 없는 경우 대부분 단순관찰로 가능하다 [10,11]. 증상이 동반되면 국소 에스트로겐연고나 스테로이드연고를 2~4주간 유착부위에 도포하며, 이것으로도 해결되지 않는 경우에는 수기 박리(manual detachment)를 고려한다 [10,11,13]. 에스트로겐 도포치료의 성공율은 15.5~100%, 재발율은 11~44%로 다양하다 [11,13]. 소아청소년과에서 이미 도포치료룔 하다가 안되어 오는 경우에는 외래에서 부드러운 면봉이나 mosquito 포셉으로 수기 박리를 시행하고, 수기 박리가 되지 않는 경우는 절개하여 분리할 필요성도 있다. 수기 또는 절개 박리 후 박리된 피부끼리 서로 붙어 재발할 가능성이 있으나, 일주일 정도 위생관리와 연고를 도포하면 실제로 재발 가능성은 15% 내외로 낮다 [10,13].
3. 결론
소아 생식기질환의 진찰은 단순한 신체검사에 그치지 않고 정신적 손상 및 장기적인 생식 건강과 직결된다. 잠복고환은 조기 진단과 교정 수술이 필요하며, 퇴축고환과 활주고환의 감별이 임상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음낭수종은 자연 호전 가능성과 수술 적응증을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음경발달의 정상치를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부모의 불안을 줄이고 불필요한 치료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소아 비만이 음경발달을 지연시킨다는 최근 연구 결과는 진찰 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이다. 잠복음경지수는 잠복음경을 진단하고 수술 후 평가에까지 활용할 수 있는 유용한 지표로 제안되었다. 음순유착은 대부분 경과관찰로 충분하지만, 필요 시 국소 치료를 통해 쉽게 치료된다. 앞으로 국내 아동의 정상 음경발달 데이터의 확립, 소아 비만과 생식기 발달의 인과관계 규명, 잠복고환 진단의 표준화, 잠복음경 진단지표의 국제적 검증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